흥미를 끌 수 있는 수업 도입 자료(feat. 수학수업, 그리고 다른 교과수업 모두 활용 가능)

2024. 9. 19. 22:30수학, 그리고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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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들어갈때, 흔히 '동기유발'을 하기 위해 많은 선생님들이 고민한다. 가장 많이 고민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수학 수업 실연을 준비하고 있는 임고생? 신규 선생님? 아니면 경력 교사?

현직 선생님, 그리고 예비 선생님들을 포함한 모든 선생님들의 고민일 것이다. 물론 수업 내용을 들어가면서 중간 중간 동기와 흥미를 유발할 거리들을 찾고 수업을 풍성하게 하는것도 좋지만, 단원을 시작하기 전, 혹은 새로운 수업을 출발하기 전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수업 방향이나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가 많고, 그것이 서로 잘 공유되었으면 하지만, 실상은 그렇기 쉽지 않다. 

내것이라도 잘 차곡차곡 모아두자, 라는 소박한 마음으로 남기는 포스팅이다.

1.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본질, 질문의 핵심을 아는것의 중요성

수업을 시작하기 전, 잠깐 두뇌 운동좀 해볼까?

출처 : UNLEASH(조용민)

자, 한번 저 질문에 답해보자. 학생들에게 위의 그림을 보여주고 질문했다. 저마다 여러 대답을 한다. 

"답이 없는데요?"

"확대 안되요?"

몇 몇 학생은 답을 아는 눈치였다. 

답을 아는것처럼 보이는 학생에게, 답을 물었다. "넌 정답을 아니? 뭐야?"

"A안에 있는 삼각형이요!" (정답!)

답을 들은 학생들은, 깨달음의 탄식과 함께 '이게 뭐야~'라는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뉘었다.

이 내용은 조용민님의 책 '언리쉬'에 나오는 내용이었는데, 이걸 읽으면서 '이건 수업시간에 꼭 아이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나눠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찍은 사진이었다.

저 질문의 근본적인 핵심 내용은 우리는 항상 하던대로 한다는것. 문제의 질문, 본질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정답을 찾으려고만 한다는 것에 문제를 스스로 깨우칠 수 있게 했던 질문이었다. 질문은 '다음 중 정삼각형이 '어디에'있을까?'에서 '어디에'가 중요한 내용인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A, B, C, D 네개의 삼각형 중 답을 찾으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현재 공교육에서 대부분의 지필평가(중간고사/기말고사)는 거의 객관식 위주이고, 모의고사나 수능역시 객관식 5지선다형 문제가 대부분이다. 학생들이, 그리고 우리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현 교육에서의 평가가 아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수업시간에 교과적인 내용을 학습하는 것또한 중요하지만, 이런식으로라도 머리를 유연하게 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본질을, 질문을 그리고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의 중요성을 잊지 말자^^

2. 제한이 있다는 착각

삼각형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봤던 도입에 아이들이 흥미와 재미를 느꼈다는 피드백을 받아, 또 다른 도입을 준비해봤다.

수업 들어가기전 퀴즈한번 풀어볼래?
Q. 카드 한장만 움직여서 공식을 완성하라.

 

카드는 총 6장. 

1 9 + 6 = 6

그리고 다음과 같이 카드를 칠판에 부착했다. 일례로 저기 칠판에 붙인 카드는 A4사이즈의 자석 칠판인데.. 예전에 모둠활동을 하면서 유용하게 사용했는데, 요즘엔 학생들에게 모두 테블릿이 제공되어 유물로 전락했다. 집 창고에 쳐박혀 있다가, 이렇게 오랫만에 활용을 하게 되었다 ^^;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시간이 걸렸다. 몇명의 아이들은 재미있는 나와서 풀어보기도 하고, 질문도 했다.

선생님, 카드 겹쳐도 되요?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질문을 잘보고, 생각해서 답을 해봐. 생각한 답이 있으면 나와서 맞춰볼래?

몇명의 학생들이 도전을 했고, 결국 몇번의 도전끝에 답을 맞춘 학생이 나왔다. 정답은 바로바로...!!!!!



답을 보고 나머지 학생들은 '우와'하며 감탄의 탄성을 내뱉기도 했고, 답을 보고 난 후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옆자리 학생들과 시끌벅적하게 떠들며 이야기를 해댔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라앉히며 말했다.

우리가 문제를 풀지 못했던 이유가 뭔지 알아? 그건, 두 가지 전제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야. 첫번째는 카드를 겹쳐서는 안된다는 것, 두번째는 카드를 돌려서는 안된다는 것. 이 문제의 질문에서는 카드를 겹치면 안된다거나, 카드를 돌리면 안된다는 말은 전혀 없었지만 우리는 당연시하게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거지.

마지막 친구가 답을 맞출수 있었던건, 몇번의 질문과 여러 친구들의 도전을 보고, 카드를 겹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 친구들이 생기고, 거기서 마지막에 카드를 돌려서 겹치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 이렇게 함께 생각하고 부딪혀가고 조금씩 나아가면 답을 찾게될 수 있어. 지난번 삼각형을 찾는 문제처럼 우리가 해결해야하는 문제의 질문의 핵심과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고정관념이나 암묵적인 룰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만 우리가 원하는 해결책을 얻어낼 수 있어.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 말을 들어주었다. 다시 수업이 시작되자 꾸벅꾸벅 조는 학생들도 생겼었지만, 이런 도입을 하며 선행이 필요없는 문제를 맞땋들였을때 졸거나 딴짓을 하기보다 자신의 힘으로 퀴즈를 맞춰보려고 애써보는 많은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도 했다. 

저 문제는 '메타버스의 시대'라는 책을 읽다 보게된 내용이었다. 

조용민님의 책 'UNLEASH'도 '메타버스의 시대'도 수업을 위해 읽은 책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수업에 활용할 만한 재미난 내용을 찾아낸 순간, 나는 또 한번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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